“죽는 순간까지 농사를 짓고 싶다” 아부지의 꿈이다. 나는 죽는 순간까지 하고 싶은게 있나?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가 않는다. 그런 의미로 아부지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. 그래서 우리 가족은 땅을 사기로 했다. 오늘을 살았다는 건 오늘이 죽었다는 것과 동일하다. 하루하루 죽어가는 삶 속에서 그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게 있다는 것은 참 부러운 삶이다. 우리 세 식구는 10여 년 전 호주로 이민을 왔다. 이제 40대가 다가오지만 외동딸인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. 세상적 시선으로 참으로 불효자가 아닐 수 없다. 사실 나 자신만의 대한 미래를 생각한다면 시드니 근처에 조그마한 원룸 아파트를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사실상 땅을 사는게 썩 내키지 않았다. 론을 끼고 사게 되면 결국 내가 빚을 떠안아야 하는데..